기획의도와 의미
[제주4.3, 이름 짓지 못한 역사]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의 2025년은 '제주4.3사건'이 발생한 지 77주년이 되는 해이다.
1947년 3월 1월부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될 때까지 제주 전 지역에서 거의
제노사이드에 준하는 학살이 일어났으며 그 가운데 제주는 철저하게 고립의 섬이 되었고, 제주 민중은
처절한 저항의 섬이 되었다.
3.1 만세운동, 총파업, 5.10 남한단독선거 반대를 외쳤다는 이유로 제주 민중에게 붉은색을 입혔다.
1948년 11월 17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중산간 지역 전체에 대한 초토화 작전을 실시 95% 마을이
사라졌으며 지금도 제주의 중산간은 '잃어버린 마을'이란 유적지 이름으로 또는 표지판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토벌대의 이름으로 자행된 무차별적 학살의 증언과 피해생존자 그리고 그의 가족 입에서 겨우
세상밖으로 나온 진실, 문학과 예술로 이름을 찾아가는 노력에 반해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제주 4.3 왜곡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정치적, 이념적 입장이 따라 '모반', '폭동'이라는 비틀린 이름으로
존재하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제주4.3 사건이 일어난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역사적 이름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과 휴양지라는 이름에 묻힌 아픔은 비현실적 공존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코발트 빛 아름다운 해변이 집단 학살지였고, 제주로 들어가는 관문의 제주공항이 집단 학살지였다.
학교 운동장이 그랬고 살고자 숨어들었던 중산간의 동굴이 집단 묘지가 되었다.
아직도 잠들지 못하는 남도의 아픔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며 언젠가는 진실이 응축된 그 이름을
찾아주어야 한다.
이 번 전시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제주와 제주민중의 아픔과 함께 하며, 제대로 된 역사적 이름을 찾을
때까지 우리 모두에게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로 기획되었다.
붉디붉은 제주동백은 묵묵히 다시 피어 날 것이다.
백비, “언젠가 이 비에 제주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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