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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대동 '평촌마을 사진전'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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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을 풀다.
사진전 형식을 빌었지만 마을 잔치다. 곧 사라질 마을을 추억하고 이주해 또 다른 삶을 영위해야 할 주민들에게는 이곳에서의 그 어떤 이유의 삶을 마무리하는 한풀이 잔치가 아니였을까? 나는 그렇게 느꼈다. 먼저 주민들에게 위로의 선물처럼 사진전을 준비하고 기획하고 함께한 '대동사람들'문화기획팀에게 더 고맙다. 

'측은지심'
주민들의 삶, 사람에 대한 믿음이 함께 하지 못하면 절대 생기지 않을 마음이다. 진행하는 과정에 어려움과 힘들었을 고생도 이 마음으로 녹여냈음 한다.

 

코로나19로 더 조심하고 철저하게 진행되었지만 아쉬움도 많다. 많은 손님을 초대하여 함께 추억하고 기억해야 할 행사지만 최소한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음이 그렇다. 그래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전시장을 만들고 조명을 달고 곱게 물든 꽃으로 장식하며 부녀회에서 음식까지 준비한 대단한(?) 행사였다. 마을이 어떻게 역사를 만들고 지내왔는지 그 저력을 볼 수 있는 과정이었다.

 

사진전과 함께 부대행사로 압화를 이용한 캘리그래피와 채색화 엽서 만들기도 함께 진행되었고 사진전 준비 과정에 김민구 선생님의 '손에 손잡고 함께 갑시다'의 손 조형물도 전시가 되었다. 본 행사의 축하공연은 국악그룹'길'에서 맡아주었는데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밤의 바람과 함께 너무 잘 어울리는 한마당이었다. 우리의 가락은 그 바람을 타고 마을 곳곳으로 스며드는 느낌은 현장에서 느끼지 않으면 절대 모를 감동인 것이다. 길놀이, 액맥이타령, 방아타령, 신뱃놀이, 열 두달이 다 좋아, 아리랑연곡, 쟁강춤, 판굿 개인놀이, 사자춤까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즐기며 느꼈다. '신나는 예술 여행'은 그렇게 마을을 찾아왔다. 감동과 함께 고마움이 진하다.

 

국악과의 한마당을 즐기고 쉼 없이 달리는 다른 공연까지는 주민들이 함께 '한'을 풀어내는 한마당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행사인 노래자랑까지 거의 세 시간 진행된 놀이마당이었는데 제법 쌀쌀한 날씨의 기운에 주민분들의 건강도 걱정이 되었지만 그것은 나만의 괜한 걱정이었다. 그 열정은 함께 누린 사람만이 안다. 그렇게 하나 됨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왔을까? 눅눅하지 않은 삶에서 부터 말이다.

 

아쉬움은 항상 그리움을 남긴다. 그 여운이 참으로 길게 느껴질 것 같은 평촌마을 사진전이다. 사진을 야외로 가져 나온 것부터 예상하지 못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열정으로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 마을을 기록한 한 사진가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전시회였다. 함께 한 모든 분에게 고마울 뿐이다. 
삶이 아름다운 것은 언젠가는 색채와 상관없이 채워야 할 그 여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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